약리작용

항암제의 약리작용과 CAR-T 치료의 기전, 무엇이 다를까?

goosle-2 2025. 4. 17. 22:01

항암제의 약리작용과 CAR-T 치료의 기전, 무엇이 다를까?

암 치료는 오랜 세월 동안 수술, 항암화학요법, 방사선치료라는 세 가지 방법을 중심으로 발전해왔습니다.
하지만 최근에는 환자 개개인의 면역력을 활용하는 면역항암치료, 그중에서도 CAR-T 세포치료가 주목받고 있습니다.
특히 CAR-T는 기존 항암제와 전혀 다른 작용기전을 가지며, 자신의 면역세포를 유전적으로 재설계해 암세포를 직접 제거하는 획기적인 접근법입니다.

이번 글에서는 기존 항암제의 작용기전, CAR-T 세포의 면역학적 원리,
치료 단계별 과정, 그리고 실제 치료에 관여하는 면역세포의 종류를 중심으로 상세히 소개하겠습니다.

1. 항암제의 작용기전: 세포독성과 세포주기 차단

항암제는 기본적으로 암세포의 증식을 억제하거나 사멸을 유도하는 약물입니다.
전통적인 항암제는 세포독성 항암제(cytotoxic agents)로 분류되며,
빠르게 분열하는 암세포의 DNA 합성, 세포분열(미토시스), 또는 단백질 형성을 억제합니다.

가장 흔한 항암제의 작용기전은 다음과 같습니다:

  • 알킬화제: 암세포 DNA에 공유결합을 형성하여 복제를 방해 (예: 사이클로포스파미드)
  • 항대사물질: DNA 합성에 필요한 엽산, 퓨린, 피리미딘 대사를 차단 (예: 메토트렉세이트)
  • 방추사 억제제: 세포분열 시 염색체 이동을 방해 (예: 파클리탁셀)
  • 항암항생제: DNA 가닥 절단 유도 (예: 독소루비신)

하지만 이들 약물은 정상세포에도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심각한 부작용과 내성 발생 가능성이 있습니다.
이에 따라 ‘정상세포를 건드리지 않고 암세포만 정확히 제거할 수 있는 방법’에 대한 연구가 본격화되었고,
그 결과 면역세포를 활용한 CAR-T 치료법이 등장하게 된 것입니다.

2. CAR-T 치료의 기본 개념과 치료과정

CAR-T (Chimeric Antigen Receptor T-cell)는
환자의 면역세포 중 하나인 T세포를 채취하여 유전적으로 조작하고,
암세포를 인식할 수 있는 인공 수용체(CAR)를 발현시킨 뒤 다시 체내로 주입하는 치료법입니다.

치료 단계는 다음과 같습니다:

  1. 림프구 채집 (Leukapheresis)
    환자의 말초혈액에서 T세포를 분리합니다. 주로 CD3+ T세포가 대상입니다.
  2. 유전자 조작 (Transduction)
    채집된 T세포에 바이러스 벡터(렌티바이러스 또는 레트로바이러스)를 이용하여
    암세포 표면 항원을 인식할 수 있는 CAR 유전자를 삽입합니다.
    이 수용체는 일반적으로 항체의 가변 영역 + T세포 자극 도메인(CD3ζ + CD28 or 4-1BB)로 구성됩니다.
  3. 세포 증폭 (Expansion)
    조작된 CAR-T세포는 체외에서 수백 배 이상 증식되며, 이 과정은 1~2주 소요됩니다.
  4. 환자에게 재주입 (Infusion)
    전처리 항암요법(Lymphodepleting chemotherapy) 후, CAR-T세포를 환자에게 정맥으로 주입합니다.
  5. 체내 반응 및 암세포 제거
    주입된 CAR-T세포는 혈류를 타고 이동하면서 암세포 표면의 항원(CD19, BCMA 등)을 인식하고,
    세포독성 작용을 통해 직접 사멸시킵니다.

이 치료는 특히 B세포 유래 백혈병, 림프종, 다발골수종 등에서 뛰어난 효과를 입증하고 있으며,
항암제 내성 환자에게도 완전 관해(CR)를 유도하는 사례가 증가하고 있습니다.

3. CAR-T 치료에 관여하는 면역세포: 중심은 T세포

CAR-T의 핵심은 ‘T세포를 무기로 바꾸는 것’입니다.
하지만 이 과정에는 다양한 면역세포들이 함께 작용하며, CAR-T의 설계 또한
면역학적 이해를 바탕으로 복잡하게 구성됩니다.

주요 면역세포는 다음과 같습니다:

  • CD3+ T세포: CAR 유전자를 삽입하는 기본 플랫폼 세포. 주로 CD8+ 세포독성 T세포가 주도적인 역할을 합니다.
  • CD4+ 보조 T세포: CAR-T 내 생존력 향상 및 인터루킨-2(IL-2) 분비로 세포 증식 촉진에 관여합니다.
  • NK세포 및 대식세포: CAR-T 치료 이후 종양미세환경(TME)에서 이차 면역 반응에 영향

CAR-T세포는 항원을 인식하면 Perforin과 Granzyme B를 분비해 암세포를 구멍내고 자멸을 유도하며,
IFN-γ, TNF-α 같은 염증성 사이토카인을 방출하여 주변 종양세포에도 영향을 줍니다.

또한, CAR의 2세대/3세대 설계에서는 공자극 수용체(CD28, 4-1BB)가 포함되어
T세포의 활성을 유지하고 탈진(Exhaustion)을 방지하도록 진화하고 있습니다.

4. CAR-T 치료의 장점과 한계, 그리고 미래 가능성

CAR-T 치료는 기존 항암제에 비해 다음과 같은 장점을 갖습니다:

  • 암세포에만 특이적으로 작용하여 정상세포 피해 최소화
  • 내성 환자에게도 효과가 나타날 수 있음
  • 기억 세포 형성으로 장기 면역 가능성

하지만 한계도 존재합니다:

  • 사이토카인 방출 증후군(CRS), 신경독성 등 면역 과민 반응
  • 고비용, 제작 시간 지연, 고형암에 대한 낮은 효능
  • 항원 상실 변이로 인한 재발 가능성

이에 따라 ‘범용형(off-the-shelf) CAR-T’, ‘CAR-NK’, ‘고형암 표적 CAR-T’ 등이 차세대 치료로 개발 중입니다.

한편, 국내에서도 CAR-T 치료제 개발이 활발히 진행 중이며,
FDA 승인 제품(예: 킴리아, 예스카타, 브레얀지) 외에도 다수의 국산 CAR-T 임상시험이 진행되고 있습니다.

5. 항암제에서 면역세포 치료제로, 암 치료의 패러다임이 바뀐다

항암제는 여전히 암 치료의 기초이지만,
CAR-T 치료처럼 면역세포를 직접 무기로 활용하는 전략은 기존 치료의 한계를 뛰어넘는 돌파구가 되고 있습니다.

특히 CAR-T는 환자 맞춤형 치료, 정밀의학, 유전자 치료라는 다양한 트렌드가 결합된 고도화된 치료법으로,
향후 고형암까지 적응증이 확대된다면 암은 만성질환으로 관리 가능한 시대가 도래할 수도 있습니다.

항암제의 작용기전과 CAR-T 치료의 차이를 이해하는 것은 단순한 의학지식을 넘어,
미래 의료의 방향을 예측하고 현명한 건강 결정을 내리는 데 매우 중요한 기준이 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