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목차
알츠하이머병은 대표적인 퇴행성 뇌질환으로,
나이가 들수록 발생률이 급격히 증가하며
기억력, 판단력, 언어능력 등 다양한 인지 기능을 서서히 저하시킵니다.
이러한 인지 기능의 저하는 단순한 노화가 아니라,
신경세포를 손상시키는 병리적 변화가 원인입니다.오랫동안 알츠하이머병의 치료는 주로 증상 조절에 초점을 맞춰 왔습니다.
하지만 최근에는 질병의 원인에 직접 작용하는 새로운 기전의 치료제들이 개발되고 있으며,
그중 가장 주목받는 약물 중 하나가 바로 레카네맙(lecanemab)입니다.이번 글에서는 레카네맙이 알츠하이머병의 병태생리에 어떻게 작용하는지,
그리고 기존 약물들과 어떤 차별점을 가지고 있는지
약리기전을 중심으로 쉽게 설명드리겠습니다.
레카네맙은 어떤 약물인가요?
레카네맙은 일본 에자이(Eisai)와 미국 바이오젠(Biogen)이 공동 개발한
항체 기반 알츠하이머병 치료제입니다.
미국 식품의약국(FDA)은 2023년 레카네맙을 ‘Leqembi’라는 상품명으로 정식 승인했으며,
이는 알츠하이머병의 진행 자체를 늦출 수 있는 첫 번째 치료제 중 하나로 평가받고 있습니다.이 약물은 기존의 도네페질(Aricept), 리바스티그민(Exelon), 메만틴(Namenda) 등과는 전혀 다른 방식으로 작용합니다.
기존 약물이 신경전달물질을 조절하여 증상 완화를 목표로 했다면,
레카네맙은 병의 원인물질인 베타아밀로이드에 직접 결합하여 제거하는 면역치료제입니다.
알츠하이머병의 병리기전: 왜 베타아밀로이드가 문제인가요?
알츠하이머병의 주요 병리학적 특징은
- 베타아밀로이드 단백질(Aβ)의 뇌 내 축적,
- 타우 단백질의 과인산화와 응집,
- 신경세포 사멸과 뇌 위축입니다.
베타아밀로이드는 원래 뇌세포막의 단백질인 APP(Amyloid Precursor Protein)이 분해되며 생성되는 물질입니다.
하지만 알츠하이머병에서는 이 물질이 제대로 분해되지 않고
뇌 속에 쌓여 끈적한 '플라크(plaque)' 형태로 축적되며 신경세포를 공격합니다.특히 Aβ42라는 형태는 응집력이 높아
신경독성이 강한 올리고머(oligomer)와 플라크를 형성해
신경세포 사이의 정보 전달을 방해하고 염증 반응을 일으킵니다.즉, 베타아밀로이드는 알츠하이머병의 발병 초기부터 신경세포 손상의 주범으로 작용한다고 알려져 있으며,
이를 조기에 제거하는 것이 질병의 진행 자체를 늦추는 핵심 전략으로 간주됩니다.
기억을 지키는 항체치료제, 레카네맙의 작용 원리
레카네맙의 약리기전: 베타아밀로이드에 선택적으로 결합하는 항체
레카네맙은 Aβ 올리고머가 형성되기 직전 단계인 Aβ 응집체(protofibrils)를 표적으로 작용하는
IgG1형 단클론항체(monoclonal antibody)입니다.즉, 레카네맙은 아밀로이드 플라크가 형성되기 전의 독성 있는 중간형태(응집체)에 특이적으로 결합하며,
다음과 같은 기전으로 작용합니다:- Aβ 응집체에 결합
→ 독성이 높은 형태의 베타아밀로이드가 더 이상 쌓이지 못하도록 차단 - 면역세포(미세아교세포)의 식세포 작용 유도
→ 결합된 Aβ를 뇌 면역세포가 인식하고 제거 - 기존에 쌓여 있던 플라크도 점진적으로 감소
→ 염증 감소 및 신경세포 환경 개선
이로 인해 인지기능 저하의 속도를 늦추고,
장기적으로는 치매의 임상적 악화를 지연시키는 효과가 관찰됩니다.특히 레카네맙은 뇌 혈관 부위에 쌓이는 Aβ에 덜 결합하도록 설계되어
다른 항체 치료제보다 ARIA(뇌부종, 뇌출혈 등)의 발생률이 상대적으로 낮은 편으로 보고되고 있습니다.
임상에서 확인된 효과는 어느 정도인가요?
대표적인 임상시험인 CLARITY-AD 연구에 따르면,
레카네맙은 18개월간 투약 시 인지기능 저하를 위약군 대비 약 27% 지연시키는 결과를 보였습니다.
또한 뇌 영상 검사(PET scan)에서
베타아밀로이드 플라크의 유의미한 감소도 확인되었습니다.다만, 이 약물은 질병 초기에 사용하는 것이 가장 효과적이며,
중등도 또는 말기 치매에서는 큰 효과를 기대하기 어렵습니다.
따라서 진단이 빠를수록, 그리고 약물을 조기에 시작할수록
병의 진행을 늦출 수 있는 가능성이 커진다는 점에서
조기 진단과 치료의 중요성이 더욱 강조되고 있습니다.
레카네맙은 무엇을 바꾸고 있는가?
레카네맙은 단순한 증상 완화제가 아닙니다.
알츠하이머병의 병리 기전을 직접 겨냥하는 원인 치료제라는 점에서
의미가 매우 큽니다.이 약물의 등장으로 인해
- 알츠하이머병의 병태생리학적 치료 시대가 열렸고,
- 면역기반 항체치료제의 가능성이 입증되었으며,
- 향후 조기 선별 및 정밀 진단 기술과의 결합이 더욱 중요해졌습니다.
물론 레카네맙은 고가이며, 정맥주사 방식이고
ARIA와 같은 이상반응 모니터링이 필요한 점에서
모든 환자에게 쉽게 적용되기는 어렵지만,
알츠하이머 치료의 큰 전환점을 마련한 것은 분명합니다.'약리작용' 카테고리의 다른 글
플루옥세틴은 어떻게 우울증을 완화할까? 작용기전 쉽게 정리 (0) 2025.04.24 항체치료제는 다 같지 않다: 알츠하이머 약물별 기전 비교 정리 (0) 2025.04.24 마운자로는 왜 강력할까? 약리기전부터 설계구조까지 쉽게 설명 (0) 2025.04.23 주사 한 번으로 포만감을? 위고비 약리기전 쉽게 풀어보기 (0) 2025.04.23 흡입제 설계의 핵심, MDI 분사체와 입자 전달 원리 완전정리 (0) 2025.04.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