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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차
우울증 약은 왜 체중을 바꿀까? SSRI부터 부프로피온까지 기전 정리
약리기전으로 설명하는 우울증 약과 체중 변화의 관계
우울증 치료를 위해 항우울제를 복용하면 많은 환자들이 비슷한 고민을 하게 됩니다.
“약을 먹고 나서 살이 찐 것 같아요”, 혹은 “왜 갑자기 살이 빠지죠?”와 같은 체중 변화에 대한 질문이죠.
항우울제를 복용한 뒤 체중이 변화하는 이유는 단순히 식욕이 늘거나 줄어서만은 아닙니다.
각 항우울제는 작용하는 신경전달물질과 수용체가 다르며,
이러한 약리기전의 차이가 체중 변화의 생리학적 원인이 됩니다.이 글에서는 항우울제가 어떻게 뇌에 작용하여 체중에 영향을 주는지,
그리고 약물별로 왜 체중이 다르게 반응하는지에 대해 설명드리겠습니다.
세로토닌을 조절하는 SSRI는 왜 체중을 늘릴까?
플루옥세틴, 설트랄린, 에스시탈로프람 등으로 대표되는 SSRI(선택적 세로토닌 재흡수 억제제)는
뇌의 시냅스에서 세로토닌이 오래 머무르게 하여 기분을 안정시키는 약물입니다.
세로토닌은 기분 조절뿐 아니라 식욕, 수면, 충동 조절 등 다양한 기능을 담당하는 신경전달물질입니다.항우울제 복용 초기에는 세로토닌의 작용이 증가하면서
일시적으로 식욕이 줄고 체중이 감소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하지만 장기 복용을 지속할 경우, 세로토닌 수용체의 민감도가 변하면서
탄수화물에 대한 섭취 욕구가 높아지고, 포만감을 조절하는 호르몬 기능이 약화될 수 있습니다.
특히 세로토닌 수용체 중 5-HT2C 수용체가 지속적으로 자극되면
렙틴(포만감을 느끼게 하는 호르몬)의 분비에 영향을 주어
결과적으로 체중이 점차 증가하게 되는 것입니다.
항히스타민 작용이 식욕을 자극하는 미르타자핀
미르타자핀(Mirtazapine)은 SSRI와는 다른 방식으로 작용하는 비전형 항우울제입니다.
이 약물은 세로토닌의 재흡수를 직접 억제하지 않고,
α2-아드레날린 수용체를 차단하여 간접적으로 세로토닌과 노르에피네프린의 방출을 증가시킵니다.
또한 히스타민 H1 수용체를 차단함으로써 강한 진정 작용과 식욕 증가를 유도합니다.히스타민 수용체가 차단되면 졸림이 유발되며, 동시에 식욕을 억제하는 신호가 감소하게 됩니다.
게다가 미르타자핀은 5-HT2와 5-HT3 수용체에도 작용하여
불안을 완화시키고 위장관 부작용을 줄이는 대신,
렙틴의 작용이 약해져 포만감을 느끼기 어려운 상태로 만들 수 있습니다.
그 결과로 나타나는 것은 지속적인 식욕 증가와 평균 이상의 체중 증가입니다.
도파민과 노르에피네프린에 작용하는 부프로피온은 왜 살이 빠질까?
부프로피온(Bupropion)은 세로토닌 대신 도파민과 노르에피네프린의 재흡수를 억제하는 약물입니다.
이 두 가지 신경전달물질은 집중력, 에너지, 동기 부여, 신진대사 등에 영향을 미치며,
특히 식욕 조절과 연관된 뇌의 보상 경로에도 작용합니다.도파민 농도가 증가하면 음식을 통한 보상 욕구가 줄어들어 섭식 행동이 억제되고,
노르에피네프린 농도 증가로 인해 교감신경이 활성화되며 에너지 소비가 촉진됩니다.
이러한 기전 덕분에 부프로피온은 체중이 증가하는 대신 오히려 살이 빠질 수 있는 항우울제로 알려져 있습니다.실제로 부프로피온은 우울증 치료 외에도
비만 치료제 및 금연 보조제로도 승인된 바 있으며,
체중에 민감한 환자들에게 자주 선택되는 약물입니다.
항우울제는 모두 다르게 체중에 작용한다
항우울제의 종류에 따라 작용하는 수용체와 신경전달물질이 다르기 때문에,
체중에 미치는 영향도 매우 다르게 나타납니다.
같은 SSRI 계열이라도 어떤 수용체에 더 많이 작용하느냐,
혹은 수면과 식욕에 영향을 주는 히스타민 수용체에 어느 정도 영향을 주느냐에 따라
전혀 다른 결과가 나타날 수 있습니다.정리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 SSRI: 세로토닌의 작용을 증가시키지만, 장기적으로는 탄수화물 탐닉과 식욕 증가 유발
- 미르타자핀: 히스타민 수용체와 5-HT2C 차단으로 강한 식욕 자극
- 부프로피온: 도파민·노르에피네프린 강화로 식욕 억제, 대사 촉진 → 체중 감소 유도
따라서 환자의 체중 변화에 대한 우려, 동반 질환, 식습관 등을 고려할 때
약리기전에 대한 이해는 약물 선택의 중요한 기준이 됩니다.
체중 변화는 단순 부작용이 아니라 약물 작용의 일부
항우울제를 복용하면서 체중이 변화하는 것은
단순한 부작용으로 치부하기보다,
약물이 뇌에 어떤 방식으로 작용하는지에 따른 예측 가능한 결과일 수 있습니다.환자 개개인의 우울증 증상은 물론,
생활 패턴, 수면 상태, 식욕, 체형 등의 요소를 고려하여
약리기전이 적절한 약물을 선택하는 것이
치료 효과를 높이고 삶의 질을 유지하는 데 매우 중요합니다.'약리작용' 카테고리의 다른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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