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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은 단순히 유전자의 돌연변이로만 발생하지 않습니다.
우리 몸의 면역세포가 암세포를 인식하지 못하거나, 인식하더라도 제대로 반응하지 못할 때 암은 자라고 퍼집니다.
이때 T세포의 ‘브레이크’를 해제하는 전략과 함께, ‘가속 페달’을 밟는 전략도 중요해집니다.
이번 글에서는 면역관문 억제제 중 CTLA-4를 표적으로 하는 대표 치료제인 Ipilimumab(상품명: Yervoy)의 작용기전을 상세히 알아보겠습니다.CTLA-4란 무엇인가?
CTLA-4(Cytotoxic T-Lymphocyte Antigen-4)는 T세포가 활성화된 후 발현되는 억제성 면역관문 단백질입니다.
T세포가 항원을 인식하고 활성화되기 위해서는 T세포 수용체(TCR)가 항원을 인식하는 1차 자극과 더불어,
CD28이라는 공동자극 수용체가 항원제시세포(APC)의 B7.1(CD80), B7.2(CD86)와 결합하는 2차 자극이 필요합니다.
하지만 T세포가 일정 시간 이상 활성화되거나 면역 반응이 과도해지면,
T세포는 CTLA-4를 발현하여 B7과 경쟁적으로 결합하며 자극을 차단합니다.
즉, CTLA-4는 면역 반응의 과잉을 억제하고 자가면역을 방지하기 위한 브레이크 역할을 수행합니다.암세포가 CTLA-4 경로를 악용하는 방식
CTLA-4는 정상적인 생리에서는 매우 유용한 장치지만, 암세포는 이를 면역 회피 수단으로 이용합니다.
암세포는 항원제시세포(APC)의 기능을 조절하고, T세포와 APC 사이의 공동자극을 방해하여
CTLA-4가 CD28보다 우세하게 B7 리간드에 결합하도록 유도합니다.
이로 인해 T세포는 항원에 반응하지 못하고, 무반응(anergy) 상태에 빠지게 됩니다.
결국 암세포는 면역의 감시망에서 벗어나 증식하고 전이할 수 있는 환경을 확보하게 됩니다.Ipilimumab의 작용기전: 면역반응의 초기 가속을 유도하다
Ipilimumab은 인간 단일클론 IgG1 항체로, CTLA-4에 선택적으로 결합하여 기능을 차단합니다.
이 결합은 T세포의 CD28이 B7.1/B7.2와 상호작용할 수 있는 기회를 회복시켜,
T세포의 완전한 활성화(Full Activation)를 가능하게 만듭니다.즉, Ipilimumab은 T세포가 암항원을 제대로 인식하고 강하게 반응할 수 있도록 돕는 면역 가속 전략입니다.
PD-1/PD-L1 경로가 주로 종양 미세환경 내에서 작동한다면,
CTLA-4는 림프절에서 초기 T세포 활성화 과정을 조절하는 분자로
Ipilimumab은 항암 면역반응의 ‘시동을 거는 역할’을 합니다.Ipilimumab의 작용은 종양 특이적인 T세포 반응을 유도할 뿐만 아니라,
면역계 전체의 ‘활성화 정도’를 높이는 경향이 있어
전신적인 면역 활성 증가 효과도 함께 나타납니다.
이 때문에 종종 자가면역 유사 부작용이 동반되기도 하지만,
이는 동시에 강력한 면역 반응이 유도되고 있다는 방증이기도 합니다.Ipilimumab 완전정리: 면역관문 억제의 또 다른 핵심, CTLA-4 기전 분석
Ipilimumab의 임상적 활용
Ipilimumab은 2011년 미국 FDA에서 흑색종(melanoma)의 치료제로 최초 승인된 이래,
다양한 고형암 치료에서 면역관문억제제 병용요법의 핵심으로 자리잡았습니다.
특히 Nivolumab(PD-1 억제제)와의 병용은 대표적인 사례로,
두 약물이 서로 다른 면역 경로를 활성화함으로써 시너지 효과를 유도합니다.적용 가능한 암종으로는 흑색종, 신세포암, 비소세포폐암, 대장암(MSI-H/dMMR), 간세포암 등이 있으며
특히 PD-L1 발현이 낮거나 T세포 침윤이 적은 면역 저활성 종양에서 더 강한 효과를 기대할 수 있습니다.면역관련 이상반응과 모니터링
Ipilimumab의 면역 활성 효과는 강력하지만, 그만큼 부작용도 함께 증가할 수 있습니다.
특히 피부 발진, 간염, 내분비 이상(갑상선염, 뇌하수체염), 대장염, 폐렴 등이 발생할 수 있으며
이는 대부분 면역 관련 이상반응(irAEs)의 일환으로 고용량 스테로이드를 통해 조절합니다.치료 전후로는 간기능 검사, 갑상선 기능 검사, 대변검사, 호흡기 모니터링 등
정기적인 전신적 평가가 필요합니다.암을 향한 면역의 시동을 거는 치료제, Ipilimumab
Ipilimumab은 단순히 T세포의 브레이크를 해제하는 것이 아니라
면역 시스템의 초기 활성화 과정을 재설정해주는 치료제입니다.
CTLA-4를 억제함으로써 공동자극 신호를 회복하고,
T세포가 암을 인식하고 공격할 수 있는 면역 환경을 조성합니다.면역항암치료는 브레이크(PD-1/PD-L1)를 해제하는 전략과
가속페달(CTLA-4 차단)을 밟는 전략이 함께 이루어질 때 가장 큰 효과를 발휘합니다.
그 선봉에 있는 약물이 바로 Ipilimumab이며,
앞으로의 면역항암 병용요법에서 중요한 축이 될 것입니다.'약리작용' 카테고리의 다른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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